인물리뷰-킬미힐미 오리온
아침 저녁 바람이 차가워지면
추운 밤 모닥불 앞에서
중얼중얼 첫사랑 고백하던
리온이가 생각난다
킬미,힐미 속 인물들은
다들 아팠지만
융합되어 아예 사라져 버린 세기랑
영원히 말못할 사랑을
내내 품고있던 리온이가 참 아팠다
차도현이 덜 아팠다는 말이 아니라
어쨋든
도현이는 사랑을 하고
받기도 하고
리진이랑 연애도 했었으니까
"한번에 접히면 땡큐고
한번 더 펼쳐보면 미련이고
두번 펼쳐보면 슬픔이고
세번 펼쳐보면 아픔이고
그렇게 자꾸자꾸 펼쳐보다
너덜너덜해지면
그렇게 마음이 찢어지는거고
찢어지면 또 무뎌질때까지
견디는 거고
뭐 그런거지 뭐"
사실 리진이는 리온이랑
피한방울 안섞였으니까
남매도 뭣도 아니고
정말 못된 마음먹으면
엄마한테 리진이가 좋다 사랑한다
폭탄터트려 버리면
속이라도 시원했을텐데
리온이가 지 마음 편하자고
사랑한다 말해버리면
내내 행복하던 가정이 깨지겠지
어제까지 쌍둥이 남매였던 애들이
오늘갑자기 남자,여자가 되겠다는 거니까
리온이는 여동생을 잃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잘 되면 여동생이 부인이 될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은 딸을 잃는게 되고
(레알 딸같은 며느리를 얻을수도 있을테지만)
리진이는
고아가 되겠지
리진이 친부모님은 예전에 돌아가셨으니까
사랑하니까 말하고싶어져도
사랑하니까 말할 수 없고
사랑하니까 늘 곁에 있지만
사랑하니까
내가 사랑하는 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지켜봐야하고
기억이 불완전한 리진이를 안심시키려고
끝없이 거짓을 만들어내고
사랑하다 헤어지면
내가 상처를 받았다는 걸 그사람도 알지만
매일 얼굴을 보면서
아프단 말도 못하고
티도 못내고
매일 너덜너덜해지는 마음이
아물기만 기다리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널 사랑할때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는
저 장면이
제일 슬프고 내가 다 서럽다
킬미힐미,오리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