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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사의찬미

사의찬미 6회 움짤리뷰(데이터주의

2018.12.04 사의찬미 6회 리뷰


(움짤 53개 데이터주의)



"심덕아 그 요즘 무대에도 못서고 얼마나 힘드냐

그 총독부 촉탁가순지 뭔지 그거

하는 거 어떻겠냐

그냥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돈까지 준다는데"


그게 뭔줄 알고 하라고 하세요

그거 하고 얼마나 욕을 더 먹으라고...

아버지 그냥 가만히 좀 계세요 ㅠㅠㅠ



"그래도 그건 아니에요

조선사람이 총독부 촉탁가수라니"



"뭐가 아니야 안그래도 흉한 소문때문에

돈한푼 못벌어오는데

그거라도 넙죽해야지


소리지르마 이눔아

너 학교다니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데

지금 늬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밥이 

어디서 나오는데"


무능하고 무지한 부모는

'촉탁가수'가 뭔지 모른다

그저 일본인들 많은 곳에 가서

지금처럼 노래하면 더 많은 돈을 받겠지

하는 생각에 돈준다는데 왜 안하냐고 

외려 핀잔을 준다



"큰누나 아무리 노래가 중하고 무대가 중해도

그렇게 밑바닥까지 내려가진 마"


-나도 기성이랑 생각이 같아 언니

하지마 촉탁가수


무능하고 얄팍한 지식뿐인 동생들은

얄팍하게 깨인 지식으로

조선인이 일본의 핍박을 받는 이때에

촉탁가수는 안된다고 한다


다른 대안 하나 없지만

안된다고 한다



콩가루 집구석..


계속 짜증만 내고 소리지르는 

어머니와, 남동생

말리는 듯 하지만 결국 방관하는 여동생

이와중에 계속 밥만 먹는 아버지


누구하나

그 일이 하고싶은지 심덕에게 묻지 않는다

쌔빠지게 돈벌어서 먹이고 입히면 뭐하나

진짜 환멸난다



속시원히 말도 못하고

맘대로 거절도 못하고

얼마나 기가 막히면 눈물도 안나는지

심덕은 모든 걸 포기한 듯한 얼굴로

시끄러운 방안에서 나와 마당에 홀로 앉아있다



'동경으로 온 후에야 당신에 대한 소문을 들었어요

당신에 관한 추악한 소문들을 난 믿지 않아요

난 오로지 당신만을 믿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이 홀로 얼마나 

외롭고 괴로울지 생각할때마다

후회합니다 당신도 함께 데려왔어야했는데

혼자 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서와요 심덕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의

당차고 밝았던 당신으로

늘 환하게 웃던 당신으로

어서 내게 와요'


그저 심덕을 믿는다는 우진의 편지

가족마저도 그 추문이 맞는거 아니냐며

따지고 들던 심덕에게

당신을 믿는다는 우진의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을지...



온 마음이 말라버린듯이

표정없던 심덕이 

우진의 편지를 손에 쥐고 운다


편지한장으로 심덕을 살게하는 우진...


지금 심덕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심덕을 봐주고

믿어주고, 심덕의 답답한 속 얘기를 들어줄 사람


우진을 떠나 심덕이 홀로 조선에 살면

심덕은 매일을 저렇게 바싹 마른채로

슬픈것도 기쁜것도 힘든것도 아픈것도 모른채로

기계적으로 노래하며 돈을 벌다가


사람들의 시선에 맞고, 가족들의 오해에 맞고

그렇게 뭊매를 맞다가

아파서 죽어버릴것만 같아..



"고작 이렇게 살자고 뛰쳐나오셨습니까

조선으로 돌아가시지요

아버님께서 곡기를 끊으셨습니다

오지않는 서방님의 답장만 기다리시다가요


아버님께선 서방님이 조선으로 돌아와

다시 회사일을 하면 그제야 수저를 들것이라 하셨습니다

글은 서방님이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쓸테지만

회사일은 서방님이 아니면 안된다시면서요"


글을 쓸 사람이 우진밖에 없어서가 아니라

글을 쓸 때 우진이 행복하기 때문에

심덕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기 때문에


그 큰집, 많은 재산을 버리고 떠나온건데

아버지는 아직도

우진을 이해하지 못하시나보다



"이제 저와는 상관없는일입니다"



"이러다 아버님의 초상이라도 치뤄야 

조선으로 오실겁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 같으십니까

서방님도 아버님의 성정을 잘 아시니

제 말을 가벼이 넘기실 순 없을겁니다

그럼 다시 돌아오시는걸로 알고

저는 가보겠습니다"


우진은 효자였으니까

한순간 욱하는 마음에

집을 뛰쳐나가 연모하는 여인과 살겠다 해도

아버지가 죽겠다고 하면 결국 

못이기는 척 돌아오게 될거라고..


이건 누구의 생각이었을까



"부질없는 기대 하지마십시오"



"얼굴도 모른채 서방님과 혼인하여

김씨집안에서 살아오는 동안

단한번도 서방님의 마음을 바란적은 없었습니다


서방님께서 다른 곳을 바라볼지언정

그마저도 섬기는 것이 아내의 도리라고 믿기때문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방님께 간청합니다


서방님

지아비의 도리를 다해달라 하진 않겠으나

부디 자식의 도리를 잊지말아 주십시오"



우진의 처가

우진을 비난하고 화를 냈다면

우진의 처를 미워하는 것이 좀 쉬울지도 모르겠다


우진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홀로 타국에 와서

우진을 설득하기 위해 꺼낸 많은 말들중에

정작 본인의 대한것은 단 하나도 없다


우진의 마음을 돌릴 작은 의미도 되지 못함을

너무 잘 알아서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말들은

전혀 꺼내놓지 않고

그저 아버님의 이야기만 계속 하다

고개 숙이는 우진의 처 또한


그저 숨쉬고 싶단 마음으로 떠나온

우진만큼이나 안쓰럽다



겨우 만난 연인은

저마다 가슴속에 복잡한 사연들을 가득품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얼굴로

마주보고 서 있다




"심덕 난 조선으로 가야해요

아버지를 차마 저버릴 수가 없어요

그런데 난 조선으로 갈 수가 없어요

그곳엔 글도 당신도 없으니까"



"나랑 같네요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건

총독부에서 내게 촉탁가수가 되라했어요

레코드 녹음을 마치고 돌아가 촉탁가수가 되면

내 영혼은 죽어버릴거에요

그렇다고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내 가족이 죽을테구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속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결국 두사람 밖에 없어서

어디서도 못한 말들을 쏟아낸다


서로가 꺼내는 말들이 엄청나지만

이들은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비난하는 마음을 숨긴채 떠보지 않는다


그저 한사람이 말하면

다른 사람은 듣는다


그것만으로 이들의 대화는 충분히

서로에게 편하고, 걱정이 없다...


이 간단한 걸..



"아리시마 다케오 선생의 책을 읽던 내게

당신이 말을 걸었었죠"



"첫만남이 그래서였나

문득 당신생각이 날때면 

아리시마 다케오 선생도 같이 떠올랐어요


선생의 책, 그리고 죽음 

이제 알겠어요 아리시마 다케오 선생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선생은 더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고

더이상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쉬고싶었을 거에요

아주 편안히


나는 이제 좀 쉬고 싶어요

정말이지 너무 지쳐버렸거든요

그런데 그럴수가 없어요

당신이 너무 그리울까봐 두려워서"


우진을 처음 만난 날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에게 우진의 흉을 보며

심덕은 자신의 노래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때 심덕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고

목표가 확고했고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우진과 헤어지던 거리에서 뿌려지던

아리시마 다케오와 연인의 동반자살 기사를 보며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는 얼굴로

하면 안될 사랑이라면

헤어지면 그만이라고 말했었다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 따위 없다고


모든것에 지치고 더이상 노래하는 것이 

즐겁지 않은 심덕은

5년만에 아리시마 다케오의 선택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쉬어도 돼요

난 선생이 삶으로부터 

도망친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선생은 살고자 했던겁니다

가장 자신다운 삶을 살기위해

죽음을 선택한거에요 선생은"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볼 생각이에요

설령 그 삶이 곧 생의 종말일지라도

그러니 당신도 편히 쉬어요

내곁에서"


우진은 스물다섯 되던 해에 동경에서

심덕을 처음 만났다

그렇게 두달...


그 짧은 만남은 5년이 지나도

사그라들어 없던 마음이 되지 않았고

그 마음은 점점 자라나

우진의 인생전체를 흔들었다


만약 우진이 그 해 동경에서

심덕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진은 아직도 아버지의 회사를 운영하는

착한 아들인 채로 목포에 살고 있을까


내가 지금 불행한가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은채로 

내내 가장 자유로웠던 대학시절을 그리워하며



'닷새 후 오사카로 와주십시오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진은 해성에게 쪽지한장을 남기고

동경을 떠난다



마지막을 정하고 난 뒤

젊은 연인은 그제서야 이렇게 웃는다

이 시간이 끝나면 

함께 죽음을 맞이할텐데



고작 손 잡는 것이 전부라서

더 애가 탄다..



우진과 심덕은 바닷가를 거닐고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이 얼마나...

이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 일상인가...


동반자살을 선택한 두 연인의 마지막에

그들이 간절히 살아보고자 했던 

온전한 자신들의 삶이라는 게 

겨우 저런거라니....


그래서 이 장면이 너무 슬펐다

죽기전에 가장 하고 싶었던 게

결국 오롯이 보내는 두사람만의 시간이었다는 거잖아..



우진은 희곡을 마무리하고

심덕은 우진을 끌어안고 기다린다


내 심장이 뛰는 곳과 같은 곳에

당신의 심장이 열심히 뛰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 둘은 다시 태어나면

연리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오를 수 없이 높고 험한 산

가장 깊은 곳에서

나란히 계속 자라다가

결국 가지가 하나가 된채로

수명이 다할때까지 그 자리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나도 기다리면서 마음속으로 시를 한편 지어봤어요

들어볼래요?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러 가느냐"



"눈물로 된 이세상에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찾는 인생들아 너찾는 것 허무"



"웃는 저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같구나"



"삶의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갈위에 춤추는 자도다"


마지막을 함께 준비하는 두사람의

생각이 그대로 보이는 듯한 가사



"저, 사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한곡 더 불러도 될까요?


사의 찬미"


심덕은 성덕이의 유학비를 받기위한 

레코드 녹음을 한 뒤

사장에게 양해를 구한 뒤

사의 찬미를 부른다



"성덕아 장롱아래 서랍보면

돈 얼마 있을거야

그거 엄마 드려"


이렇게까지 이상한 티를 팍팍내는데

왜 가족들 중 아무도 몰랐을까...


우진과 있을때 깔깔대며 웃던

심덕은 다시금 말라버린 표정으로 동생에게

어머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돈을 챙겨주라 말하고



"우진, 글만 남겨두고 대체 어딜간건가"


우진은 해성에게 그동안 쓴

모든 희곡을 준다



김수산, 윤수선의 이름으로 배에 타는 두사람



짐을 부칠 집의 주소와 

그를 부탁하는 내용과 약간의 돈을 

메모에 적어놓고



우진은 5년전 심덕이 놓고갔던 모자를 돌려준다

이제 이 모자도

심덕에게 속상한 것으로 남지 않을테지

삶의 마지막

서운할 일 하나 없이

꼼꼼하게 준비한다



"이제 가요"



"기억나요?

경성에서 마지막 순회공연마치고

딴스홀에 갔던거"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이야기는

공연준비하던 그 두달


서른이 된 두사람의 인생에

가장 즐거운 시간이 그 두달...

그 후 다시 만나 몰래 데이트했던 몇달까지..

다 합쳐서 1년도 안될거 같다..



"당연히 기억하죠

거기서 당신이 다른남자랑 춤을 췄거든"


어쩜 이렇게 다 기억하면서

내색한번 안했을까



"오늘은 당신이랑 출게요"




갑판에 신발을 나란히 벗어놓고 춤추는 두사람



'잊지못할 너의 이름

내 가슴속 깊이 깊이 들어온 너의 이름 그리워라


가슴에 불 지르고 

마음에 끄지 못할 사랑의 불꽃을 준

잊혀질 새 없이

이 내 맘 그리워라


아 죽을 그때에도 너의 이름 부르련다

살아있을 동안도

이 내 맘 그리워라

죽을 그 시간까지도

너의 이름 그리워라


내 가슴에 불 지르고 

마음에 끄지 못할 사랑의 불꽃을 준

심덕'


대학을 끝마치면 

아버지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야 했던

우진의 가슴속에 뜨거움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으며

울어대는 답답함이었다


지금 우진의 가슴속에 뜨거움은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잊으려 해도 잊지지 않았던

심덕..



마지막을 준비하는 슬픈 입맞춤..




손을 꼭 잡은채로

마지막으로 걸어간다



하필 달은 왜 또 보름달일까

헤어져있던 시간동안 

내내 완전하지 못하다가

두 사람이 영원히 함께하는 죽음을 선택하고 나니

그것이 완전해 졌다는 것을 표현한건가



참으로 살기 위해

먼저 죽어야 하는 

죽음...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


사의.. 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