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잊어버릴 거 같아서요..
"옛날엔 남들이 다 잘몰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오늘 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아
사실은 그 사람들이 보는 내가 진짜 나인건 아닐까
그냥 그래야 하는 건 아닐까"
세계는 첫화부터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가상의 한세계와 싸웠다
세계가 눈앞에 서 있어도
만들어놓은 편견속의 한세계를 들먹이며
넌 그런 사람이라고
꽤나 당당하게 주장을 해댔다
한두번은 첫화처럼 그렇게
귤도 던지고 욕도 하고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했겠지
근데 그런 사건들은
세계가 한달에 한번 다른 모습으로
변했기 때문에 생긴것이고
최소 한달에 한번
소문은 또 소문을 낳고
발없이도 빠르게 퍼진다
그날 병원에서 처럼 세계가 들을 때가 되면
그건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진실로 믿는 말이 된다
원래 소문이란 건
자기 귀에 제일 늦게 들어오는 법이니까
믿는 사람이 많아지고
많은 사람이 믿으니까 말이 힘을 얻고
아니라고 해도
그거 맞다던데
그거 맞대
야 그거래
말은 모양은 바꾸고
더 날카로워진다
아무리
세계가 아니라고 외쳐봐도
진실을 들어달라 소리쳐도
애초에
진실 같은 건 누구도 관심이 없다
진실보다
헛소문이 더 재미있으니까
그렇게 10년...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시간을 10년...
오늘처럼 현타가 오는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어차피 다들 그렇게 알고있는데
대충 그렇게 살아버릴까
이렇게 기를 쓰고 날 지킬 필요가 뭐 있을까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더 커지면
진짜 한세계가 갈곳을 잃게 된다
매달 변하는 얼굴
사진방 속에 수많은 나였던 얼굴들 중에
진짜 내 얼굴이 무엇인지 헤깔리고
진짜 내 얼굴
진짜 내 모습으로 돌아가야한다고
그래야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고
그래야
내가 한세계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또 맥이 탁 풀리면
상관없나...
어차피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한세계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다른 모습인데..
그럼 내가 이 모습일필요도 없나..
나 일 필요도 없나...
그러다 마음이 많이 지치고
몸이 너무 힘든 어느 날
그런 날들이 많아지고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
세계가 말했던 '날 잊어버리는' 때가 된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을 같은 모습이라
밀도가 진하다면
매달 다른 얼굴이 되었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순간에
그만큼이 빠져나가 옅어지는 느낌이랄까
모두가 선명한데
세계는 매달 조금씩 흐릿해지는 느낌같은거
이러다 내가 사라질거 같은 거
이러다 날 잊을 거 같은거
(사람들도 나도)
이러다 내가 날 잃어버릴 거 같은거
"알아요"
안다고 말해주면
흐려지던 게 멈추는 거 같다
"내가 압니다"
웃으면서 안다고 말해주면
내가 나이기 위해 애쓰던 시간까지
알아주는 느낌이라
마음이 울컥한다
그래 아는구나
아는 사람 있구나
내가 열심이었던 시간들이
모두 쓸데없는 건 아니었구나
고마운 마음
그러니까 한 번 더 해보자
다음번에도 알아줄거야
'안다' 는 말은 힘이세다
날 잊을 거 같은 날에
날 잃을 거 같은 날에
흐려져서 사라져버릴거 같은 날에
날 붙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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